장장이가 살아있을 때 찍은 사진
내 이름은 이명당(李明堂)이다. 남자이고, 올해 44세로 거주지는 사천성 (四川省)아안시(雅安市)천전현(天全縣)무안촌(武安村)1조(组)이다. 원래 우리는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있었다. 건강한 부모님, 금슬 좋은 부부, 특히 1997년 6월 아들 장장이의 출생은 우리 집안에 더욱 큰 기쁨을 안겨주었다. 그러나, 이러한 좋은 날들이 어머니의 “문도회(門徒會)”가입으로 인해서 멀어져 버렸고, 결국에는 우리 5살 밖이 아들을 죽게 만들었다.
2002년 여름, 나와 아내 이소금(李小琴)은 외지에서 일하다 집으로 들어와 밀 농사를 하였다. 어느 날 오전, 우리는 밭에서 일하고 있는데 갑자기 어머니께서 외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애미야! 애미야! 너희들 일을 멈추고 내 말 좀 들어봐/…/…머리를 들어 그 쪽을 보니 어머니는 밀밭 옆의 오동나무아래에 서서, 오른손으로 어깨에 메고 있는 보따리를 때리고 있었고, 왼손으로는 우리에게 오라고 손짓하고 있었다.
나는 조금 이상했다. 마음 속으로 집으로 돌아 온 후 며칠 동안 어머니께서는 아침 일찍 나가서 저녁 늦게 돌아와 뭐가 그리 바쁘시냐고 물었다. 그럼 그녀는 늘 해야 할 좋은 일이 있다고 하였는데 설마 오늘 우리에게 그 좋은 일을 알려주시려는 것인가? 라고 생각하면서, 아내에게 낫을 내려놓으라 하고, 얼른 어머니 옆으로 다가갔다.
이 때 어머니께서는 보따리에서 빨간 천으로 싸여 있는 물건을 꺼내, 조용히 나와 아내에게“몇 년간 너희들 외지에서 일도 하고 농사도 짓느라 많이 바쁘고, 고생스럽고, 힘들겠구나, 나랑 “교”에 가입하자! 나중에 이 엄마랑 함께 복을 누리자!”라고 말씀하셨다. 그 말을 듣고 지금이 어떤 시대인데 종교 가입은 무슨..의아해 하고 있는데, 어머니께서 이어서 말씀하시길 “내 말 잘 들어, “삼속기독(三赎基督)”에 가입해서 교회의 신도가 되면, 쌀이든, 면이든, 돈이든 마음껏 가질 수 있고, 닭, 오리, 육고기, 생선 모두 영원히 먹을 수 있어”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신의 보살핌을 받을 수도 있어서, 병이 나지 않은 몸으로 변하게 되고, 설사 종기가 나거나 병에 걸리더라도 주사를 맞거나 약을 먹을 필요 없이 기도만 잘 하면 자연적으로 낫게 되고, 죽어도 천당으로 가거나 극락세계로 들어 갈 수 있어”계속해서 말씀하시길 “이 것 봐, 이 사람은“하선고”(何仙姑 : 원래 이름은 하계선(何启仙)으로 독실한 신앙으로 온 종일 신비롭게 말을 해서, 사람들은 그것을 하선고 라고 불렀다.) 인데, 신의 뜻에 따라 특별히 너희에게 주는 보배야/…/…”
나는 보따리를 받아 열어 보니, 그 안에는 책 두 권이 있었는데, 한 권은 <자상한 모성애>라는 책이고, 다른 한 권은 <빛나는 영정(靈程)>이라는 책이었다. 나는 어머니께 “책 두 권이잖아요, 이게 무슨 보배라고 그러세요? 라고 말했다. 어머니께서 말씀하시길 “아이! 넌 중학교도 졸업했으면서, 이것도 못 알아보다니, 이것은 보통책이 아니라 “경서”라는 것이야, 그 안에는 쓰여진 것은 “경문”이고 /…/….
“어머니도 참 모르시는 것도 아니고, 그 하선고는 하는 괴상한 말을 어머니도 믿으세요?”라고 어머니의 말을 끊고 얘기했다. “함부로 얘기하지마, 하선고는 지금 보통사람이 아니야, 그 사람은 벌써부터 수양을 다 하였어, 그리고 그 사람이 온 종일 동분서주 한다고 생각하지마, 그 사람은 입고, 먹는데 걱정이 없고 신선의 몸을 가져서, 세상의 화복(禍福)을 마음 속에 다 가지고 있는/…/…”이렇게 어머니는 나를 꾸짖으며 말씀하셨다.
나는 들으면 들을수록 이상해서, 아내에게 연거푸 물었다. “여보, 여보 당신도 봤어? 우리 어머니 조금 이상한 것 같지 않아? 아내도 이상하다는 듯 나를 쳐다보며, 작게 얘기하기를 “봤어요, 우리가 이번에 집에 돌아온 다음날 어머니는 조용히 저에게 말했어요. 지금이 바로 /‘새로운 신도를 모집”하는 좋은 기회라고 하시면서 저더러 무슨 증명 같은 얘기를 하시길래 저는 무슨 말 하시는지 몰라서 응하지 않았어요. 그 때 어머니께서는 기분 좀 나빠하셨어요.”아내의 말이 다 끝나기도 전에 어머니께서는 큰 소리로 말씀하셨다. “너희 지금 머라고 속삭이는 거야? 내 애기 잘 들어. 하산고가 지구는 곧 폭발 하고 세계 종말이 도래한다고 했는데, 오직 “신”만이 재앙을 없애고 평안을 유지 할 수 있고, 믿지 않는 자는 지옥으로 떨어져 살려고 해도 살수 없고, 죽으려고 해도 죽을 수 없는 상태가 된다고/…..”어머니의 말을 들고 있으니 끝이 나지 않을 것 같아서 나는 아내에게 “여보, 우리 밀은 그만 거둬들이고 어머니를 모시고 집으로 돌아가자”그리하여 어머니를 이끌고 집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집으로 돌아 오니, 마당에서 장장이와 놀고 있는 아버지가 보였다. 나는 아내더러 장장이를 데리고 집안으로 들어가 밥을 하라고 한 다음 아버지께 여쭤보았다. “아버지 저희가 외지에 일하러 간 뒤에 집에 누가 찾아오지 않았어요? “ 아버지가 말했다 “흥, 누가 찾아와? 그 말만 들으면 나 지금도 화가 나네, 몇 개월 전 너희 둘이 나가고 얼마 되지 않아, 그 하선고가 우리 집에 찾아와서 나하고 너희 엄마에게 우리 집에 식구가 불어나서 신령님의 보살핌이 필요하다는데 그 보살핌을 받지 않으면 얼마 지나지 않아 큰 재앙이 닥칠 것이고, 너희 둘도 외지에서 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했어.”
“난 믿지 않아, 그 여자의 논리라면 사람은 일하는 것이고, 하늘은 그것을 보아, 신의 빛이 두루 내리 쬐어서 재난을 면할 수 있고, 만약 전화위복하고 싶으면 문도회에 가입하고, 삼속기독을 믿고, 매일 아침, 저녁으로 기도하고, 나가서 복음을 전파하고, 증명을 얘기해야 한다는 것인데 내가 보기에 그 여자의 말은 하면 할 수로 이치에 맞지 않아서, 꾸짓어 내쫓아 버렸어. 그런데도 낯 짝이 어찌나 두꺼운지 며칠 후에 내가 밭에 일하러 간 틈을 타서, 또 찾아왔지 머야. 이렇게 너희 엄마를 악의 구렁텅이로 빠뜨리려고 하는 거야/…/….
아버지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옆에 서 있던 어머니가 흥분하여 큰 소리로 아버지에게 말했다. “이 썩을 영감탱이야, 당신 혼자 교에 가입하지 않고, 신을 믿지 않으면 그만이지, 신령님을 욕보이면, 천벌이 두렵지도 않어?”이렇게 말하고, 어머니는 옷 주머니에서 조그만 공책 한 권을 꺼내 나에게 건네면서“얘야, 너희 아버지 쓸데없는 소리 듣지 말고, 너 혼자 보렴, 이것은 하산고가 나에게 준 공책인데, 이 안에 모든 것이 명확히 적혀있어.”
공책을 받아 펼쳐보니, 비뚤비뚤한 글자 쓰여져 있었는데, 장씨 아주머니 집의 돼지기름이 끝없이 먹을 수 있게 되었고, 이씨 아주머니 집의 쌀독이 또 꽉 차게 되었으며, 진 아저씨 집의 계란은 날마다 늘어나고 있으며, 황가네 뚱보는 문도회에 가입한 이후 굽은 등이 하루가 다르게 좋아졌고, 이씨네 귀머거리는 삼속기독을 믿고 난 후에 천둥소리도 들을 수 있게 되었고, 곽씨 아저씨는 나가서 증명을 얘기한 후에, 휘었던 목이 점점 바르게 되었다/…/… 나는 읽으면 읽을수록 화가 났다. 이것은 분명히 사람을 속이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어머니에게 말했다. “에휴 어머니 속았어요. 이 공책에 있는 것들은 모두다 사람을 속이는 말이에요. 장씨 아주머니 집 돼지기름이 끝없이 먹을 수 있게 된 것은 아주머니가 나이 들고 나서, 채식해서 그렇고, 이씨 아주머니 집에 쌀독이 채워진 것은 몇 년간 집 수리를 하지 않아서 빗물이 쌀독에 들어가서 쌀이 불어난 것이고, 진 아저씨 집 계란이 많아 진 것은 그 집에 알을 낳는 닭이 많아 졌기 때문이에요.
“그리고 그 꼽추는 원래 너무 뚱뚱했는데, 지금 살이 많이 빠져서 자연스레 굽은 등이 펴진 것이고요/…/…” 내 말이 끝나기 전에 어머니는 욕하며 말했다. “이런 썩을 놈아, 너네 아버지하고 똑같이 고집을 부리냐, 신령님의 말도 무시하다니, 지옥에 떨어져 산 채로 능지처참 당해버려라”/…/… 이렇게 말을 하고는 공책을 빼앗아 급히 방문을 쾅 닫으며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올해 10월 바쁜 농사시기가 끝이 나고, 나와 아내는 또 외지로 일하러 나갈 준비를 하였다. 떠나기 전에 아버지에게 특별히 말씀드리길 “아버지, 아버지도 아시다시피 어머니는 전부터 무슨 믿음에 빠져 있잖아요. 지금 또 삼속기독 같은 것을 믿고, 그것을 믿기를 고집한다면 그렇게 하도록 내버려 두세요. 어머님께서 사고 안 치고 몸만 건강하면 되는 거니까요. 그리고 집안 관련된 일은 아버지께서 신경을 많이 써 주세요. 아버지께서 말씀하시길 “신경을 많이 쓰는 것은 문제 없는데, 중요한 것은 너희 엄마가 그 문도회라는 것에 가입한 후 하루 종일 하산고와 붙어 다니고, 어떤 날을 집에도 들어오지 않으니 언젠가 스스로 큰 사고를 치지 않을까 걱정이구나.
아내는 어버지께서 그렇게 말하는 것을 듣고, 아버지가 안심할 수 있게 “아버님, 걱정마세요. 우리가 일하러 멀리 가는 것도 아니니까요. 아버님께서는 장장이만 잘 돌보면 되요. 만일 집안에 무슨 일이 생기면 즉시 아무에게나 부탁해서 편지를 우리에게 가져다 주거나 전화주시면 저와 남편은 당장 돌아올 거예요. “ 아버지는 이 말을 듣고 기분이 한결 가벼워 져서, 미소를 지으며 품 안에 안고 있던 장장이더러 아빠, 엄마에게 인사하라고 하였다/…/….
그래도 가슴 아픈 일이 찾아와 버렸다. 2002년 12월 13일 점심, 나와 아내는 점심밥을 막 먹으려는 차에 갑자기 이웃집 유씨 형님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와 우리에게 급박하게 말하였다. “명당아, 명당아 너희 아들 병이 심각해. 그런데 아이를 병원에 데려가는 일로 너희 부모님은 한 참 동안 말다툼하고 곧 크게 싸울 분위기야. 얼른 돌아와.” 라고 얘기하고 전화를 끊었다. 나와 아내는 휴가를 내고 급히 집으로 돌아왔는데, 돌아와 보니 장장이는 이미 의식을 잃어있었다.
나는 어머니가 가로 막는 것을 무시하고, 장장이를 안고 바로 동네 보건소로 달려갔다. 보건소에 가니 의사가 빨리 시내 큰 병원으로 데리고 가라고 하였다/…/… 시내 큰 병원으로 가는 도중 나는 장장이의 호흡이 점점 더 가빠지고 있다는 것이 느껴 졌고, 나중에는 그 호흡 조차 들을 수가 없었다. 시내 병원에 도착하고 응급 의사가 진찰한 후 고개를 가로 저으며 나에게 말하길 “이 아이의 보호자 분이십니까? 아이는 급성 맹장염으로 복막이 물이 차버렸는데, 수술 시기를 놓쳐 버려, 지금 아이 혈압은 제로가 되어 버렸고, 호흡과 맥박도 이미 멎어 버렸습니다. 준비하셔야 할 듯 합니다!”
의사의 이 말이 떨어지자 아내의 울음은 그치지 않았고, 나 또한 심장을 도려내는 듯한 아픔을 느껴, 부모님께 왜 빨리 병원에 데려가지 않았냐고 책망하려 돌아보니 아버지는 병원 복도 한 구석에 쪼그려 앉아서 주먹으로 자신의 머리를 세게 내리치고 있었다.
나중에 나는 아버지와 이웃들의 얘기를 듣고 사건의 전말을 알게 되었다. 장장이의 사건이 발생한 첫 날 저녁 무렵, 아버지가 주방에서 밥을 하고 있다, 갑자기 장장이의 울음 소리를 듣고 밖으로 뛰쳐나가니 장장이가 마당에 넘어져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장장이를 일으켜 세우면서 어디가 아프냐고 물었는데, 장장이는 배를 만지면서, “배가 아파요, 잠을 좀 자고 싶어요.”라고 하였다. 아버지는 아이를 달랜 후에 그를 안고 침대에 눕히며 마음 속으로 좀 전에 넘어져서 아픈 것일 테고, 한 숨 자면 괜찮아 질 것이라고 여겼다.
그리하여 아버지는 저녁밥을 다하고 장장이를 깨우러 가니, 장장이는 몸을 웅크리고 있었고, 이마에는 식은 땀이 나고 있었다. 그의 얼굴에 손을 대니 매우 뜨거웠다. 그리하여 황급히 그를 안고 보건소로 갈 준비를 하고, 마당을 나서려고 하는데 어머니가 들어온 것이다. 아버지는 어머니께 손자가 병이 나서 보건소에 다녀 올 것이라고 하자 어머니는 매우 화를 내며 말하길 “쓸데 없는 걱정 말라구요. 장장이가 병이 난 것은 예견된 일이었는데, 누가 문도회를 가입하지 말고, 삼속기도를 믿지 말라고 했어요? 이 것은 신이 우리에게 신통력을 보여주려고 하는 시험이니 얼른 애를 방 안으로 데려다 놓으세요. 내가 생명수를 먹이고, 기도를 하면 되니까요.”
당시 아버지는 애들이 넘어지는 것은 자주 있는 일로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어차피 날도 많이 저물었기도 하니 정 안되면 내일 병원에 가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장장이를 도로 침대에 눕혔다. 이 때 어머니는 가방에서 손수건을 꺼내 장장이 이마에 얹히고 바닥에 무릎을 꿇어 입으로는 끊임없이 중얼거렸다. “주여! 신이여! 할렐루야! 신께서 은총을 내려 주시길 바랍니다. 오늘 이후로 회개할 것입니다/…/…”
이튿날 아침, 아버지는 장장이가 회복되지 않았을 뿐 더러 고열이 나고 이상한 말도 하기 시작하였다. 그리하여 어머니를 꾸짖으며 말하길 “이 요물 같은 여편네야 기도만 잘 하면 좋아진다며? 어째서 우리 손자의 병이 점점 더 심해지는 거야? 얼른 비켜, 애를 데리고 병원에 갈 테니까.”
이 때 어머니는 갑자기 일어나더니 “이 죽일 영감탱이!, 이 무슨 나쁜 심보야, 이른 아침 중요한 기도를 망쳐 놓다니, 신령이 죄를 물어 당신에게도 벌을 줄 게 두렵지도 않은 거예요? 어머니는 이렇게 꾸짖으면서 아버지가 장장이를 안고 나가는 것을 막아섰다. 두 사람의 이러한 대치 중에 아버지는 크게 소리 쳤다. “이 세상 물정 모르는 사람아 벌을 받을 사람은 바로 당신이야. 해야 할 일은 안하고 하루 종일 그 이상한 사람들과 어울려 다니기만 하니/…/…. 이렇게 말 다툼 중에 소식을 들은 유씨 형님 등 이웃들이 하나 둘 몰려야 부모님을 재촉하여 아이를 병원에 데리고 가라고 했지만 어머니는 계속 고집을 부린 것이다. 유 씨 형님은 이런 상황이 심각하다 여겨 나에게 전화한 것이라고 한다.
이제 10여 년이 지났다. 나중에 어머니는 문도회에서 벗어났지만 나의 명랑하고 귀여운 아들은 없어져 버렸다. 이 일이 생각날 때마다 나는 문도회가 죽도록 원망스럽다. 왜냐하면 문도회는 우리 집안의 행복을 영원히 앗아가 버렸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