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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벌이 두려워 혀를 절단

2017-04-28 기원 하 다:개풍망 Auteur:염청

2003년 7월의 어느 날 밤, 내몽고 우란차포시 차우후기 스러향 마방구촌에 어둠의 장막이 드리웠다. 사람들이 일찍 자리에 들거나TV를 보는데 갑자기 외마디 비명이 고요한 밤 하늘을 갈랐다. 동네 사람들이 저마다 뛰쳐나와 소리 들려오는 방향을 따라 양지뢰(杨志雷)네로 향했다. 얼굴이 온통 피로 얼룩진 양지뢰가 발광한 사람처럼 소리지르고 뛰는데 피가 바닥에 낭자했다. 놀랍게도 양지뢰가 자신의 혀를 절단했던 것이다.

양지뢰의 운명은 실로 사람들의 가슴을 적신다. 1965년 12월 3일 출생한 그는 아명이 성룡이다. 소경인 과부 어머니와 서로 의지하며 살다가 지인의 소개로 어머니가 어린 성룡이를 데리고 마방구촌으로 재가 왔다. 어려서부터 총명하고 영리했지만 가정 형편이 어려워 소학교도 졸업하지 못한 채 학교를 그만두고 부모와 함께 농사를 짓고 가축을 길렀다. 어려서부터 손 재간이 있는 그를 발견한 친척들이 부모한테 말해 무전기 수리를 배우게 했다. 몇 년 배우고 집에 돌아와서 부모와 함께 농사일을 하면서 마을 사람들 가전제품을 수리했다. 손 재간 좋고 열성적이라 마을 사람들이 모두 그를 좋아했고 다들 가전제품 고장만 생기면 그에게 수리를 맡겼다. 1998년 드라마 “서유기(西游记)”가 금방 방영될 때 동네 많은 가정에 TV가 없었는데 그가 폐품 매입소에서 중고를 구입해 손을 봐 볼 수 있게 만들어 저녁 때만 되면 동네사람들이 그의 집으로 몰려와 드라마를 봤다.

30살 되던 해 지인의 소개로 인근 집녕(集宁)구 유수만(榆树湾)촌의 설(薛)씨 벙어리 여성과 결혼했다. 벙어리 아내가 구차한 가정형편을 꺼리지 않고 영리하고 요리 잘하고 이발도 할 줄 알아 둘이 알뜰살뜰 행복하게 살았다. 1997년 6월 그들 사이에 아들이 태어나고 펑펑이라고 이름을 지었다. 동네사람들도 양지뢰가 전반생에 모든 고생을 다 끝내고 후반생에 복을 누린다고 기뻐했다.

1999년, 타 지역에서 와서 복음을 전하며 전능신이라는 교회에 가입하라고 사람들을 동원했다. 지구종말이 곧 다가오는데 그때 신이 인류세계를 징벌하는데 신을 믿어야만 신의 비호를 받아 지구가 괴멸될 때 살아남을 수 있고 가족을 괴멸에서 구원될 수 있다고 했다. 나이든 동네 사람들이 그때 일을 생각하면 지금도 두려움에 가슴이 두근거린다고 말한다. “교를 믿는 바람에 그렇게 좋은 젊은 사람을 망쳤다!” 당시 어머니가 중병을 앓고 있었고 효자인 그가 어머니의 건강을 회복시키려 안간힘을 다 했다. 복음을 전하는 교도가 그에게 전능신은 만능의 신이고 신을 믿으면 만병을 치료하고 평안을 지켜낼 수 있다고 말했다.

전능신 신도 여러 명이 매일 그의 집에 몰려와 그의 어머니를 돌보고 신에게 기도를 하더니 어머니의 병이 좀 차도가 있어 보였다. 공부를 얼마 하지 못한 양지뢰은 전능신 따위를 잘 몰라 반신반의했는데 어머니의 병이 많이 나아지자 전능신을 믿게 되었다. 남들은 일에 지장 없이 교를 믿는데 고지식한 양지뢰는 교를 믿으면서부터 전능신의 교의에 매달려 자기 집을 모임장소로 이용하고 모여서 경을 읽고 복음을 전하러 곳곳을 누비느라 밭을 황폐시키고 사람들이 가전제품을 수리하려고 찾아와도 접수하지 않았다.

전능신을 믿은 후부터 양지뢰는 본업을 포기하고 엉뚱한 짓만 해 부부 사이에 불화가 생기고 그의 어머니가 말해도 듣지 않았다. 벙어리 아내는 주화입마된 그에게 절망한 채 어느 날 남편이 복음을 전하러 나가고 없는 사이 아들을 데리고 집을 떠났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어머니도 병 치료 지체로 결국 세상을 떠났다.

어머니가 돌아가고 처자가 떠나버리자 양지뢰는 더더욱 재난이 강림할 것이라고 믿고 지구종말의 전조라고 생각했다. 그는 온종일 자신의 “패역”을 검토하며 지구종말이 올 때 구원을 받지 못할 까봐 걱정했다. 2003년 7월의 어느 날, 농사를 무관심한다고 촌장이 몇 마디 하고 그도 대꾸 몇 마디 했다. 저녁이 되자 양지뢰는 자신이 금기를 어겨 신의 징벌을 받게 될 것 같아 생각할수록 무서워 결국 자신의 혈를 절단했다.

동네에서 양지뢰의 인간관계는 괜찮았다. 동네 사람들이 혀를 절단하고 때리고 부수는 그를 눌러 앉히고 저마다 30원, 50원씩 모아서 그의 친척에게 넘겨 집녕맹 병원에 가서 봉합수술을 받도록 했다. 결국은 혀 꼬부라진 소리를 하는 후유증을 남겼다.

퇴원해 돌아온 양지뢰는 늘 자신을 집에 가둬두고 두문불출했다. 전능신이란 말만 듣지 않으면 정상인데 듣기만 하면 금새 신경질적으로 변했다. 그리고 지구종말 이야기를 하면 공포에 떨고 차츰 정신 착란이 생기기 시작하고 얼마 후 흉기로 자기 입을 베어 피를 잔뜩 흘렸다. 동네사람들이 협의하여 그를 인근 단대(丹岱)경로원에 보냈다. 경로원에서도 양지뢰는 실성해 허튼소리만 하고 자주 밖으로 뛰쳐나가고 온종일 밥을 먹지 않을 때도 있어 건강이 날로 악화되었다. 결국 2010년에 양지뢰는 홀로 경로원에서 파란만장한 인생을 마감했다. 그 해 나이 겨우 45세다.

(책임편집: 새인비리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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