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씨 할머니 이야기라면 우리동네에 모르는 사람 없다. 남편 사망 후 부활의 황당극을 연출하여 하루 밤에 “스타” 되어 인근 동네방네 웃음거리로 자자했다.
본명 왕대분(王大芬)인 왕씨 할머니는 고향이 하북성 임구(任丘)시, 올해 72살이다. 워낙 성격이 착하고 입 바르신 분이고 남편 변구생(边久生)과 열심히 벌어 아들딸을 키워 결혼시키고 평범하고 행복한 삶을 살았다.
2009년 7월 남편이 뇌 경색으로 들어 누웠는데 왕할머니와 두 자녀의 보살핌으로 3개월 후 점차 회복되기 시작했다. 그 해 년 말 마을사람 장패환(张佩环)이 “복음을 전한다”며 왕할머니 집을 찾아왔다. 주님으로부터 복음을 전달받았다는 그녀는 삼속 그리스도의 가르침대로 하면 병이 치유될 뿐만 아니라 죽은 사람도 부활할 수 있다며 삼속그리스도가 병을 치유하여 사람을 구한 신적(神迹)을 장황히 늘어놓았다. 그 말에 왕할머니는 한 가닥의 지푸라기라도 잡은 듯 삼속그리스도가 남편의 병을 고쳐주기를 희망했다.
그로부터 왕할머니는 요구대로 집에 적십자기를 걸어놓고 매일 “빛나는 영정” “자상한 모성애” 등 문도회 책자들을 읽고 저녁마다 흰 수건을 이고 기도하고 “삼속주님께” 남편과 온 가족에게 복을 내려달라 간구했다. 그리고 장패환의 인솔하에 정기적으로 마을 할머니들과 함께 “도를 익히고 영가(灵歌)를 부르고 견증(见证)을 했다”.
삼속그리스도를 신봉하면서부터 왕할머니는 다시는 남편을 모시고 병원에 가서 정기 검진을 받지 않았고 약도 복용하지 못하게 하고 기본적인 재활 훈련마저 금지시키며 오로지 삼속그리스도가 남편의 질병을 치유해 주기만을 기대했다. 상황을 안 아들 며느리가 이러다가 문제 생길 것 같아 아버지 모시고 정기 검진을 받자고 권했지만 왕할머니는 “네 아버지가 병 든 원인이 몸에 죄가 있기 때문인데 내가 기도만 열심히 하면 신으로부터 사면을 받아 병이 꼭 낫게 된다”며 듣지 않았다. 어머니가 이렇게 집착하고 아버지의 건강도 별 탈이 없어 아들 며느리도 더 우기지 않았다.
2010년 가을, 남편의 병 상태가 좀처럼 차도가 없어 보여 장패환을 찾아가 물었더니 삼속그리스도에 대한 할머니의 믿음이 경건하지 않아 신의 마음에 들지 않아서 그렇다고 대답했다. 집에 돌아와 앞뒤를 꼼꼼히 생각해 본 왕할머니는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 자신이 평시에 신이 요구한대로 /‘생명식량/’을 먹지 않고 남편과 두 분의 매일 식량이 “두냥 식량(二两粮)” 표준을 훨씬 넘었으니 삼속그리스도가 만족할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로부터 왕할머니는 엄격하게 표준에 맞춰 밥을 짓고 자신뿐만 아니라 남편도 표준에 맞게 식사하게 했다. 그래야만 그들의 영성이 지속적으로 제고되어 삼속그리스도가 그들에게 복을 하사해준다고 믿었다.
2011년 봄, 불행이 발생했다.. 장기간 약을 복용하며 병을 억제하지 않는데다가 영양실조까지 겹쳐 남편 뇌 경색이 재발했다. 하지만 왕할머니는 선참으로 아들에게 알리지 않고 장패환을 불러 토론했다. 장패환은 삼속그리스도를 신봉하는 마을 사람들을 다 불러 함께 남편을 위해 기도 올리자고 했다. 그래서 다들 모여 머리에 흰 수건을 이고 십자기 아래에 무릎 꿇고 할아버지를 구원해달라고 삼속그리스도에게 간절하게 빌었다. 몇 시간 지나도 할아버지의 호흡이 점점 미약해지기만 했다. 그때에야 비로소 상황을 아들에게 알렸다. 하지만 할아버지가 병원에 이송되었을 때는 이미 숨져있었다.
황당한 일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 할아버지 발인기간에 왕할머니가 또 할머니들을 모아 놓고 계속해서 삼속그리스도에게 간절히 기도를 올리며 무소불능(无所不能)의 “삼속주님께서” 할아버지를 부활시켜 달라 간구하고 “신적”의 발생을 견증하기를 기대했다. 하지만 기적은 결코 발생하지 않았다.
그로부터 5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지금 왕할머니는 사교퇴치 자원봉사자 도움으로 사교 문도회를 철저히 이탈했다. 지난 일을 이야기 할 때마다 왕할머니는 자신의 무지몽매로 남편을 숨지게 만들었다고 두고두고 후회한다. 왕할머니는 이 가슴 아픈 지난 일이 사교에 심취되어 있는 사람들을 깨우쳐 유사 비극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기를 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