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7살 왕춘화(王春花)는 내몽고 포두(包头)시 고양(固阳)현 사람이다. 같은 연령대에 비해 많은 풍파를 겪은 흔적이 역력하고 우울한 표정에 흐릿한 눈빛, 세상만사에 전혀 무관심한 듯하다. 도대체 뭘 겪었는가?
일찍 아버지를 여읜 왕춘화는 가정에 보탬이 되고 몸이 허약하고 잔병이 많은 어머니를 도우려고 중학교 2학년 때 학교를 중퇴하고 이발기술을 배워 후에 간이 이발소를 차렸는데 열심히 노력한 덕에 수익이 괜찮았다. 어느덧 그녀가 22살 되던 해 지인의 소개로 포두강철회사에 근무하는 고정 직에 안정적인 수입이 있는 서건국(徐建国)를 알게 되었다. 얼마 후 두 사람은 결혼하게 되고 일 년 지나 귀여운 딸을 낳고 평범하고 행복하게 살았다.
"복보 1"/—/— 가족 상실
왕춘화가 24살 되던 해, 어머니가 간염으로 눕게 되었다. 매일 어머니 병수발에 어린 애를 데리고 이발소 일을 해야 했고, 몹시 힘들었다. 그러던 어느 날 단골손님 “혜령(慧灵)”이 이발소에 머리 하러 왔다. 예전부터 틈만 나면 왕춘화에게 성의껏 기도만 하면 집에 식량이 저절로 불어난다는 따위의 “견증(见证) 사례”를 이야기 했지만 별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그날 기운 없어 보이는 왕춘화에게서 어머니가 앓고 계신다는 사실을 안 혜령이가 그녀의 손을 덥석 잡으며 “우리 자매 친분도 인연인데 동생이 어려울 때 내가 삼속그리스도 아버지(阿爸父)의 이름을 받들고 네가 고난에서 벗어나도록 도와 나서겠다”고 진지하게 말했다. 왕춘화가 말을 가로채지 않자 계속해서 “삼속그리스도 아버지신이 외롭고 기댈 데 없는 너의 사정을 알고 계시니 네가 삼속그리스도를 신봉하면 돈 한푼 쓰지 않고 어머니 병을 고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왕춘화가 반신반의로 “정말인가”고 묻자 내친김에 선뜻 장담하며 이튿날 삼속그리스도 “자매” 한 팀을 왕춘화 어머니 병상으로 부르고 왕춘화에게 머리 위에 횐 손수건을 이게 하고 그들과 함께 무릎 꿇고 기도하도록 가르쳤다. "혼미한 어머니, 삼속그리스도의 이름을 받들어 아버지와 백의천사가 어머니에게 평안을 내려 주실 겁니다!" 이렇게 왕춘화는 어영부영 “삼속그리스도” 신자가 되었다.
이들은 매일 와서 무릎 꿇고 왕춘화 집에 복을 내려달라고 삼속그리스도에게 기도를 올리다 왕춘화 남편 퇴근 무렵이면 조용히 빠져나갔다. 장모의 병세가 날로 중해지고 있음을 발견한 남편이 “어머니를 병원으로 모셔 치료받게 해 드려야지 이렇게 질질 끌다간 위험하다”고 여러 번 충고했지만 돈 쓰지 않고 병을 치료하는 “신적(神迹)" 에만 솔깃한 왕춘화는 건성으로 대답하고 기도시간만 되면 더욱 경건한 마음으로 기도를 올렸다. 어느 날 심신이 지칠 대로 지친 그녀가 기도하고 일어나는데 갑자기 눈앞이 아찔해 나며 불꽃이 붙는 것 같았다. 그러자 그는 “백의천사가 속세에 내려온다”는 혜령의 말을 떠올렸다. “삼속그리스도” 아버지신을 더더욱 깊이 믿고 아버지신의 가르침을 따랐다.
주말, 잔뜩 피곤한 아내 모습을 본 남편이 딸애를 할머니 집에 보낼 테니 몇 일 푹 쉬라고 당부했다. 그런데 남편이 딸을 데리고 집을 나서자 금방 삼속 자매들을 찾아가 어제 “속세에 내려온 백의천사”를 봤다고 알렸다. 때가 됐다고 생각한 혜령이 왕춘화 어머니를 “삼속그리스도” 신자네 집으로 옮기고 “마음 다해” 기도해 아버지신이 어머니에게 “평안”을 내려주기를 기다리자고 결정했다. 그들은 함께 무릎 꿇고 기도했다. “아버지신의 이름을 받들어 춤추고 노래하고 외치며 가정의 어려움을 아버지께 부탁하오니 백의천사가 돕게 해주시옵소서”
저녁에 남편이 집에 돌아와 장모가 보이지 않자 그녀에게 물었다. 얼마 전 남편에게 세상에 “신”이 있다고 생각하는가 넌지시 물었을 때 남편이 터무니 없는 소리를 한다 대답하기에 감히 사실대로 말하지 못하고 “한의사를 찾아 엄마 병 치료 중인데 짐 정리하러 잠깐 들렸다 내일 엄마한테로 갈거라”고 거짓말을 했다. 남편은 잘했다며 이튿날 함께 장모 보러 보자고 했다. 그런데 이튿날 아침 일어나 보니 사람은 보이지 않고 테이블 위에 글 쪽지 한 장만 놓여 있었다. "저를 찾지 마세요 엄마 병이 다 나으면 돌아와서 제가 한 일들 낱낱이 해석해 드릴게요." 남편이 어리둥절했다. 왜 이렇게 이상하게 굴지? 전에는 일이 있으면 즉시 나와 토론하더니, 불길한 예감이 머리 속을 맴돌았다. 아내를 찾아 곳곳을 다니며 찾을 만한 곳을 다 찾아도 소식 전무다. 미칠 것 만 같았다.
사실 왕춘화는 남편이 깊이 잠든 틈을 타서 “삼속그리스도” 자매 집을 찾아가 무릎 꿇고 백의천사를 내려 보내 어머니를 도와주고 어머니에게 복을 내려 달라고 기도를 했다. 하지만 그들이 기도를 올린 지 3일만에 어머니가 숨져 말 한마디 남기지 못하고 영영 그녀 곁을 떠났다.
그녀는 울며 집에 돌아왔다. 동생들이 와 있고 남편도 있었다. 남편이 다그쳐 물었다. "몇 일째 어디 갔어? 어머니는? 왜 말도 없이 떠났어?" 그녀는 남편 몸에 쓰러지며 울음을 터뜨렸다. "신이 엄마를 구하지 않았어! 엄마가 떠났어!" 식구들이 놀라 되물었다. "신은 무슨 신? 한의를 찾아갔다며?" 그제야 그녀는 울면서 어머니를 위해 3일 동안 밤낮없이 기도한 사실을 털어놓았다. 동생들이 비분에 차 너도나도 왕춘화에게 따졌다. "엄마를 실험용 쥐로 알았어? 무당들을 불러놓고 어머니 병을 고치려 들었다고?" 그 때부터 동생들은 왕춘화와 발길을 끊었다. 도무지 용서할 수 없었다.
"복보2" /—/— 청각 상실
비통하게 어머니를 여읜 후 왕춘화는 다시는 “삼속그리스도” 자매들을 찾아가지 않고 철저히 발길을 끊었다. 그런데 한 달도 지나지 않아 혜령이 다시 이발소에 찾아와 어머니 사망 원인이 그녀의 성의가 부족해서고 그를 막는 사람이 있고 그녀 자신이 너무 연약해서인데 식구들의 “평안”을 얻으려면 모든 것을 내려놓고 주저하지 말아야지 그렇지 않으면 응보를 당한다고 말했다. 혜령을 보기만 해도 울컥 화가 치민 왕춘화는 그녀를 억지로 떠밀어냈다.
그런데 그날 밤, 퇴근 후 집에 돌아와 휴식하려는데 갑자기 이발소에 불이 났다는 전화가 걸려왔다. 남편과 함께 달려갔을 때는 소방대에서 진화 작업을 다 끝낸 후고 다행히 손해가 별로 크지 않았다.
이튿날 혜령이 유령처럼 왕춘화의 이발소에 나타나 괴상야릇한 말을 남겼다. “동생, 이발소에 불 났지? 이게 바로 응보라는 거야. 네가 남을 이용하고 버렸잖아, 더 큰 응보가 생길 거야!” 서리 맞은 가지 신세로 말대꾸가 없자 혜령이 더욱 신나 떠 벌였다. “내가 08년에 주님께 귀순해서 집교했어, 10년 동안 분쟁하고 연약하고 신을 저버리니 꼼짝도 못하겠더라. 선후로 뇌 경색, 경추 연화, 요추, 우울증, 지방간 등 병을 앓고 몇 만원을 들여 치료해도 효과가 없었어. 그런데 올해 3월 10일 집사 이(李)자매님이 재차 사랑의 마음을 베풀어 나를 /‘안식일(安息日)/’에 데려다 주고 여러 사람들이 함께 기도하고 /‘권능을 베풀어/’ 내 몸에 있는 모든 병을 철저히 무사하게 만들었어. 내가 은혜를 알고 깊이 깨닫고 10일 동안 23명을 /‘안식일/’에 부지(扶持)해 가고 /‘사복량(赐福粮)' 1.2근을 쥐고 /‘신공(新工)' 8가구 20명을 권유해서 돌아서게 하고 /‘발점(发点)' 하나 하고, 나의 회개로 내가 또 /‘고립(高立)'했어. 더더욱 사업에 충성해 지금 또 18가구 형제 자매를 /‘생명식량/’을 먹게 만들었어, 나의 회개가 신으로부터 복을 하사 받아 우리형제들 은행카드에 3만원이 불어 형제들 모두 내 사업을 지지하기로 결심을 내렸어. 형제들의 /‘영광/’이 삼속그리스도 아버지신의 덕이고, 나 지금 아무 약을 먹지 않아도 아픈 데가 없어.” 선정적인 표현에 감동의 기미를 보이자 혜령은 또 왕춘화가 효성이 지극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가진 사람이라며 사랑하는 마음을 가진 모든 사람은 신이 낳은 사람이기에 자기가 난을 겪고 있는 그녀를 부지하러 왔다고 했다. 왕춘화는 애당초 자신이 그저 믿어본다는 마음으로 “삼속그리스도”를 믿었으니 어머니의 죽음도 자신의 성의 부족 때문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 행여나 가족들에게 무슨 불미스러운 일이라도 생길까 두려워 이번에는 “삼속그리스도”를 잘 따르겠다고 다짐했다.
저녁에 집에 돌아와 자신의 생각을 남편에게 털어놓았더니 남편이 “네가 그 따위 /‘삼속그리스도/’를 믿는 바람에 어머니를 잃고도 아직도 정신 못 차리고 있어? 그래도 계속 믿겠다면 우린 헤어지자” 크게 화를 내며 딸을 데리고 집을 나갔다. 왕춘화는 훗날 나와 식구들이 복을 하사 받은 다음 남편에게 잘 이야기하면 이해할 수 있겠지 생각하고 이번에는 “영정중 구속(灵程中救赎)”과 “빛나는 영정을 본받아” 내용을 열심히 공부하고 자신을 새롭게 인식하고 회개할 것이라 크게 다짐하고 이를 위해 일단 3일 동안 단식 기도를 했다. 그 후부터 그녀는 성심껏 “삼속그리스도”를 신봉하고 “삼속그리스도” 형제자매들과 함께 머리에 흰 손수건을 이고 영가를 부르며 “천당무(天堂舞)" 를 추고 “견증회(见证会)" 에 참석하고 “영정”을 본받아 자신의 “사업”을 추진했다. 그리고 저울을 사서 “생명식량”을 달아서 먹으며 “삼속그리스도”가 자신과 가족들에게 복과 평안을 내려주기를 기다렸다. 그러느라 이발소 경영에 신경 쓸 겨를이 없어 이발소 문을 닫았다.
그러던 어느 날 왕춘화는 시어머니 전화를 받았다. 딸이 고열을 앓고 있는데 애 아빠한테 전화를 걸어도 연락이 안되니 어서 와서 애를 데리고 병원에 가달라는 부탁이었다. 즉시 “삼속그리스도” 자매 몇 명을 데리고 시어머니 네로 달려갔다. 40도 고열에 달아오른 애를 보자 “삼속그리스도” 자매들이 즉석에서 무릎 꿇고 기도를 올리기 시작했다. 주의 이름으로 권능을 베풀어 삼속그리스도 아버지신이 애에게 복을 내려주게 해주옵소서. 그런데 아이는 갈수록 호흡이 힘들어지고 얼굴이 파랗게 찔려갔다. 위기일발의 시각에 집에 돌아온 남편이 애를 안고 병원으로 달려갔다. 진료결과 급성 후두염인데 몇 분만 지체했으면 그 결과가 상상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의사가 말했다. 하지만 애가 고열 치유 지체로 청각을 잃어 앞으로는 소리 없는 세계에서 살아야 했다.
"복보3" /—/— 혼인 상실
딸의 불행에 철저하게 격노한 남편이 발광하듯 집에 달려가 가구를 뒤집어 왕춘화가 집에 숨겨놓은 “삼속그리스도” 책자와 CD, “십자가”를 모조리 불살라 버렸다. 옛날 이 가정의 화목했던 정경, 귀엽고 영리한 딸애의 모습을 떠올리며 남편은 바닥에 풀썩 주저앉아 눈물을 흘렸다. 더는 이 가정을 파멸시킨 아내를 용서할 수 없다. 이혼하고 영원히 만나지 않으리라 결심했다. 왕춘화도 정신적으로 철저히 무너졌다. 땅 바닥에 꿇어 앉아 재삼 남편과 식구들의 용서를 빌며 제 곁을 떠나지 말아달라 남편과 애한테 빌었다. 하지만 남편은 결심을 내리고 딸을 데리고 집을 나갔다.
어머니가 숨지고 딸이 청력을 잃고 가정 파탄까지 맞은 왕춘화는 혼 빠진 사람이 되었다. 문어귀에 우두커니 서서 혼잣말로 중얼거리거나 눈물을 하염없이 쏟았다. 날마다 성의껏 삼속그리스도 아버지신을 향해 “우리 일가 모두에게 평안을 내려주시옵소서”를 기도했건만 왜서 이런 “복보”가 차려졌는지 그녀는 알 길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