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런아이나(任爱娜)라고 합니다. 올해 37세며 네멍구(内蒙古) 시린호우터(锡林浩特)시의 지역 사무소 직원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저의 친구 순쇼후이(孙晓慧)와 저는 동갑인데 어려서부터 그림자처럼 붙어 다니며 친 자매처럼 자랐습니다. 쇼후이가 4살 나던 해 부모가 이혼하고 아버지와 둘이서 살았습니다. 저와 쇼후이는 소학교부터 고중 졸업 때까지 내내 같은 반에서 공부했고 1997년 대학입시 때 각기 다른 학교에 입학하게 되면서 떨어졌습니다. 쇼후이는 성격이 활달하고 예쁘고 단정한 모습에 영리하고 공부에 노력했고 성적이 우수했습니다.
대학에 갓 입학해서는 학교가 달라도 우리는 짬만 나면 연락하고 할 말이 끝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1998년 여름부터 전화 연락이 뜸해졌는데 저는 그가 공부에 바쁘거나 연애하는가 싶었습니다. 나중에 쇼후이를 통해 들었는데 1998년 여름방학 때 공원에서 우연히 성이 위(于)씨라는 아줌마를 만났고 이 아줌마가 점을 쳤는데 쇼후이와 아줌마 사이가 천생 인연이 있는 사이라며 쇼후이에게 <전법륜>이란 책 한 권을 주기에 호기심에 따라 법륜공을 수련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저에게 이 말을 할 당시 쇼후이는 이미 법륜공에 깊이 빠져 있었습니다.
권해도 소용없자 저와 쇼후이는 점점 연락이 드물어졌습니다. 1999년 정부에서 법륜공을 사이비종교라 지적하고 금지시키자 저는 급히 이 소식을 쇼후이에게 전하며 더는 수련하지 말라고 권했습니다. 그런데 그만 두기는커녕 예전보다 더 깊이 심취되었습니다. 의과대학 2학년 학생인 쇼후이는 학우들에게 “병이 나면 약을 먹지 말라, 사부님이 보우해 준다”는 등 법륜공의 이론을 퍼뜨리고 법륜공 홍보물을 배포하기도 했습니다. 학교 책임자가 수 차례에 걸쳐 쇼후이를 권했지만 소용이 없자 부득불 자진 퇴학을 권유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병에 걸렸으나 약이나 치료를 거부
학교를 그만두고 집에 돌아온 쇼후이는 아버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예전 법륜공 공우들과 내왕하며 그들로부터 법륜공 전단지를 받아다 한 밤중에 거리를 누비며 배포했습니다.
2008년 8월의 어느 날, 쇼후이의 아버지로부터 “쇼후이가 최근에 칫솔질 할 때마다 잇몸에서 피가 흐르고 얼굴이 창백해지고 비쩍 말라 가는데다 집에서 두 번이나 졸도를 하고 쓰러졌는데 병원에 데리고 가서 검진을 받아보자 아무리 권해도 도무지 말을 듣지 않으니 병원에 가서 검진을 받도록 한번 권해 달라”는 전화를 받고 쇼후이의 집을 찾아가 입이 닿도록 권해서야 겨우 그녀들 데리고 병원에 가게 되었습니다.
이튿날 혈액 검사 결과가 나왔고 의사는 계속해서 정밀진단 검사를 받으라 했습니다. 정밀진단 결과 백혈병이라는 진단이 떨어졌습니다. 의사는 이런 급성 백혈병은 조형모세포 이식수술을 받아야 치유확률이 높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항원실험에서 쇼후이 부녀간의 조직적합 항원이 불일치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그러고 보니 쇼후이가 건강을 찾을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 이혼하고 고향에 내려간 후 오랫동안 연락이 두절된 어머니였습니다. 쇼후이의 아버지가 쇼후이 어머니 고향인 스촨(四川)성 간즈(甘孜)주 현지를 찾아가 수소문해서 우여곡절 끝에 겨우 찾아냈습니다. 다행히도 조형모세포 이식에 필요한 조직적합 항원이 일치했습니다.
반가운 소식에 그제야 다들 한시름을 놓았습니다. 그런데 이때 쇼후이가 갑자기 간밤 꿈에서 /‘사부/’를 봤는데 자신에 대한 /‘사부/’의 시련이라며 병 치료를 받으면 /‘사부/’를 믿지 않는 것이 되므로 /‘소업/’할 수 없을 뿐 더러 자신의 /‘층차/’가 떨어진다고 주장했습니다.
쇼후이는 계속 치료를 거부하며 어머니를 자신의 /‘원만/’을 방해하는 /‘마귀/’라며 기어이 쫓아내려 들었습니다. 어머니가 눈물을 머금고 “얘야, 네 목숨이 경각에 달린 이 상황에서 목숨을 내걸고 장난칠 때가 아니야”라 권했지만 쇼후이는 “당신은 구세력이 나의 /‘득도원만(得道圆满)/’을 막으려고 파견해온 게 틀림없어. 난 전혀 병 없어, 당신과 같은 속인들이 당신들 생각으로 견줘보니 내가 병 있어 보일 뿐이라”고 대답했습니다.
쇼후이는 한사코 치료를 거부하며 온종일 병실에서 가부좌를 틀고 앉아 연마하고 “사람을 구한다”며 간호사에게까지 함께 연마하자고 요구했습니다. 저와 쇼후이 아버지, 어머니가 교대를 해가며 병실에서 간호했지만 우리에 대한 쇼후이의 태도는 날이 갈수록 쌀쌀해지고 더 이상 강요하면 건물에서 뛰어내리겠다고 협박했습니다. 어느 날 깊은 밤, 쇼후이는 아버지가 잠 든 틈을 타서 치료를 이으려고 준비한 돈을 꺼내 들고 어딘가 사라져버렸습니다.
매혹에 빠져 정신차리지 못하고 비극을 초래
쇼후이가 실종된 후 우리는 기차역, 시외 버스 터미널, 공항을 샅샅히 뒤지며 찾았고 쇼후이 아버지는 신문사, 방송국에 사람 찾는 광고를 내고 어서 돌아와서 치료를 받기를 원했습니다. 갈 만할 곳을 두 달 동안이나 찾아 헤맸지만 종무소식이었습니다.
2001년 5월 15일, 쇼후이 아버지가 광저우 (广州)시 푸탠(福田)구 파출소에서 걸어온 전화를 받았습니다. 모 임대 방에서 생명이 위태한 쇼후이가 발견되었다는 연락이었습니다. 급히 광저우로 가 쇼후이를 만났는데 뼈만 앙상하게 남고 얼굴에 혈기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쇼후이가 법륜공 자료 더미에 누워있었습니다. 활기차고 아름답던 그녀가 사경을 헤매고 있었고 무표정한 얼굴에 초점 흐린 눈빛으로 우리를 쳐다 만 볼 뿐 알은 체도 하지 않았습니다. 서둘러 현지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이틀 후 병원에서 숨졌습니다.
그 해 쇼후이가 겨우 22살이었습니다. 바야흐로 터뜨릴 준비를 하던 꽃망울이 청춘의 달콤한 꿀맛을 배태하기도 전에 법륜공의 마수에 걸려 시들어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