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설명: 아름다운 민가 석가산)
중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민가 9 중 여번째인 석가산(夕佳山)은 인간과 백로의 낙원이다. 수천마리의 하얀 백로들이 명청(明淸)시기의 고건물에 살면서 인간과 자연의 조화를 이룬다.
백로와 같은 조류는 도시를 멀리 떠나 대나무 우거지고 맑은 물 졸졸 흐르는 자연속에 둥지를 튼다. 외딴 깊은 산속의 민가 석가산은 그래서 백로의 선택을 받았을것이다.
(사진설명: 석가산과 백로)
석가산은 "중국 민간 건축예술의 활화석"이니 "사천남부 농경문화의 축소판"이니 하는 높은 평가를 받는다. 귀로 듣기만 한 사람들은 대부분 흘려 들으면서 죽해와 같은 명소만 보고 석가산을 볼 생각을 하지 않는다.
하지만 다른 명소를 보고나서 시간이 좀 남아서 석가산을 가 본 사람들은 홍보물에는 나타나지 않는 아름답고 조화로운 석가산의 경관에 감탄을 금하지 못한다.
(사진설명: 석가산의 숲과 백로)
석가산의 문에 들어서기도 전에 귀맛좋은 새들의 울음소리가 손님을 맞이한다. 그것도 새장안에 갖힌 한 두 마리가 부르는 노래가 아니라 떼를 지어 부르는 합창이다.
머리 들어 바라보면 담이 둘러선 산언덕에 고목이 무성한데 흰 구름이 나무가지에 내려앉은 듯 수많은 백로가 그 속에 깃들고 있다. 나무가지에는 거무스레한 새둥지들이 가득한데 백로들은 우아하게 하늘을 날기도 하고 혹은 나무가지에 사뿐 내려앉아 여기저기 둘러본다.
(사진설명: 고건물과 백로)
사천의 시골에서는 길다란 두 다리로 논을 산책하는 날씬하고 우아한 백로를 가끔 볼수 있다. 하지만 석가산의 백로는 몇 마리가 아니라 백이나 천을 헤아리는 대가족이다.
중국인들은 "꾀꼬리 두 마리는 버드나무숲에서 우짖고 백로는 한줄로 푸른 하늘에 오르네"라는 당(唐)나라 두보(杜甫)의 시를 모르는 사람이 없다. 단, 현실에서는 그런 장면을 볼수 없어 상상으로만 그칠뿐인데 석가산에서는 그런 시적인 장면을 육안으로 볼수 있어 놀랍기만 하다.
(사진설명: 황혼의 석가산)
석가산의 주인은 산장을 짓고 풍수학적인 생각에서 뒷산에 담광나무와 녹나무를 심었다고 한다. 그 뒤에 나무가 숲을 이루면서 백로를 불렀고 수백년동안 현지인들은 이 특별한 이웃들과 사이좋게 지내고 있다.
나무의 숲이 무성할수록 찾아드는 백로가 더 많아져 지금은 수천마리에 달한다. 백로들은 해가 뜨면 멀리로 날아갔다가 황혼이 깃들면 석양을 끌고 다시 돌아온다고 해서 이름이 석양이 아름다운 산이라는 의미로 석가산이다.
(사진설명: 석가산의 정문)
새똥으로 얼룩진 곳에 석가산 장원의 정문이 있다. 깊숙한 뜰에 키높은 담이 사천민가풍의 지붕을 떠이고 있다. 이 웅장한 건물은 명(明)나라때인 1612년부터 축조를 시작해 1930년까지 사이의 3백년동안 황씨가문의 자손들이 11대에 걸쳐 지은 것이다.
크고 작은 방 백여칸을 가지고 있는 산장은 상대적으로 독립된 네모난 사합원(四合院)식 정원과 건물들이 펼쳐지고 엄밀한 구도의 건물사이에 연못과 가든이 화려하다.
(사진설명: 석가산의 건물)
산장의 건물은 용도에 따라 다양한 품격을 자랑한다. 주인이 기거하는 대청은 장엄하고 딸들이 머무는 규방은 아늑하며 공부하는 방은 조용하고 극장은 우아하다.
그밖에도 초소용 건물과 돈을 보관하는 금고, 쌀을 두는 창고 등 건물과 시설들도 모두가 선비집안이고 과거 명문가였던 황씨가문의 위상을 잘 보여준다.
(사진설명: 석가산의 창틀조각)
황씨가문의 가훈은 농사와 독서이다. 그래서 석가산장을 거닐면 곳곳에서 주인의 뜻을 읽을수 있다. 28폭에 달하는 안채의 창에는 밭갈기와 물고기잡기, 나무하기, 공부하기 등 내용이 복 복(福)자와 녹 록(祿)자, 장수 수(壽)자, 기쁠 희(喜)자와 함께 새겨져 있다.
그 의미는 농사를 하고 공부를 해야만 복을 받고 장수하며 좋은 일만 생긴다는 뜻이다. 그밖에 민간에서 전해지는 상서로운 이야기들을 대량 조각해서 자손들에게 아름다운 소망을 전한다.
(사진설명: 석가산의 정원)
정원에 들어서서 먼지가 가득한 집안의 책상을 보고 색바랜 조각과 이끼 낀 벽돌을 마주하면서 곰팡이 냄새를 맡으면 역사의 메시지를 보는 듯 저도 모르게 숨을 죽이게 된다.
지난 수백년동안 이 곳은 황씨가문의 자손들이 태어났다가 성장해서 세상을 떠나간 곳으로 곳곳에 그들의 영혼이 스며있기 때문이다. 그러노라면 갑자기 한 황씨가 문뒤에서 나와 등불을 들고 산장을 안내해줄것같은 느낌도 든다.
(사진설명: 위에서 본 석가산)
황씨가문의 찬란한 역사는 흘러가버린 어제고 그들의 화려한 생활도 벌써 지나가버렸다. 하지만 백로는 변함없이 이 곳에 남아 어제와 오늘, 내일을 이어준다.
어둠의 장막이 내리면서 점점 더 많아지는 백로를 보면 인간보다도 그들이 바로 이 땅과 이 산장의 진정한 주인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인간과 백로의 조화도 인간이 베푼것이 아니라 백로의 양보에 의한것이리라.
(사진설명: 석가산 건물내부)
설명:
석가산에는 백로들이 아주 많다. 따라서 백로들이 집결된 곳을 지날때는 속도를 빠르게 해야 새똥의 폭격을 적게 받을수 있다. 백로는 해마다 5월부터 10월사이의 이른 아침과 황혼때 가장 많이 모여든다.
석가산장에서는 될수록 가이드를 따라 다니는 것이 좋다. 별도로 가이드를 초청하든 아니면 임의로 어느 단체를 따라 다니든 가이드가 있어야 미궁같은 산장의 건물속에서 최고의 코스를 볼수 있다.
(사진설명: 석가산 일각)
위치: 사천(四川, Sichuan)성 강안(江安, Jiang'an)현 석가산(夕佳山, Xijiashan)향
교통: 석가산은 의빈(宜賓, Yibin)에서 89km 거리이다. 청도에서 의빈까지의 290km는 전부 고속도임으로 3시간이면 도착이 가능하다. 의빈에서 강안행 버스를 이용하고 강안에서 다시 석가산행 버스를 바꾸어 탄다.
계절: 5-10월 이른 새벽과 황혼이 질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