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해시 홍구구 가흥가도에 살고 있는 완일충(阮一忠)에게는 아명 아근(阿根)이라 부르는 외동 아들 완흠(阮鑫)이 있다. 1985년 출생, 올해 26세다. 세살때 고열을 지체한 탓에 그 후유증으로 지능지수가 낮다. 반응이 남달리 느려 중학교 2학년을 중퇴하고 집에서 놀다가 법륜공수련에 참가했고 2000년 6월 속임수에 넘어가 북경에 /‘호법/’ 떠났다.
1998년 13세의 아근은 학교를 중퇴하고 집에서 빈둥빈둥 놀기만 했다. 하루는 집근처의 화평공원 공터에 숱한 사람들이 가부좌하고 앉아 꼼짝 움직이지 않는 것을 보고 호기심에 끌려 옆에 다가가 구경했다.
이때 아줌마 한명이 얼른 일어나 “얘, 관심있어? 관심있으면 함께 연공해!” 했다.
“이게 뭘하는건데요?” 아근이 물었다.
아줌마는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것이 법륜공이야, 강신건체할 수 있고 백병이 없어지고 사람을 총명하게 만들거든, 잘 연공하면 또 미래를 알 수 있고 /‘천국으로 비승/’할 수도 있어”라 했다.
들으면 들을수록 신기했다. 만약 나를 총명하게 만들어 남들에게 더는 /‘멍청이/’라는 말을 듣지 않는다면 얼마나 좋으랴! 그는 당장에서 “연공하겠어요!” 성큼 대답했다.
아줌마는 반색해서 “앞으로 나를 경아줌마라 부르고 날 따라 연공해, 마음에 정성이 있어야 되고 매일 연공해야 돼!” 말하면서 <전법륜>이란 책 한권을 줬다.
이때부터 아근은 매일 시간에 맞춰 공원에 가서 연공했고 <전법륜>이란 책은 통 알아볼 수 없었으므로 공우들이 /‘천국/’이요, /‘원만/’이요 하는 따위들을 그에게 반복 읽어줬다.
1999년 7월 정부에서 법륜공조직을 취체하자 일충부부는 아들을 더는 연공하지 말라 말렸다. 아근도 별 생각없이, 아무튼 2년씩이나 연공했지만 아무 효과도 없는데 연공하지 말라면 말지했다.
2000년 6월 20일, 아근은 문뜩 경아줌마의 전화를 받았다. 여러명이 함께 북경에 놀러가기로 연락됐는데 천안문과 고궁을 구경하고 /‘천국/’으로 통하는 문도 볼 수 있으니 함께 가자 했다. 아근은 너무 기뻤다. 북경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또 /‘천문/’을 볼 수 있다니 아주 좋은 기회라 생각했다. 아근은 가게 해달라 아빠를 졸랐고 아빠도 놀러가는 것도 좋은 일이라 생각돼 동의했다. 출발전 경아줌마한테 아근을 잘 챙겨달라 특별히 부탁했다.
이렇게 6월 22일 15세 소년 아근은 경아줌마 등 10여명을 따라 북경행 기차를 탔다. 차에서 그는 전에 함께 연공하던 10여명을 만났다. 다른 사람들이 말하는 내용에는 관심이 없고 /‘천문/’이란 어떻게 생겼을가? 정말로 천안문에 있을가? /‘천문/’에 들어가면 정말로 /‘천국/’으로 통할가? 정말로 신선같은 나날을 보낼 수 있을가? 에만 혼자 골똘했다.
이튿날 오전 기차가 서서히 북경역에 멈추자 아근은 흥분한 나머지 앞장서 내리면서 “우리는 곧장 /‘천문/’을 보게 된다!” 소리쳤다. 뜻밖에 경아줌마가 그의 귀썀을 후려치는 바람에 어리벙벙해졌다. 자기입을 틀어막으며 하는 말 “누가 너보고 소리지르라 했어, 응? 잡혀가고 싶어서?” 흉악한 눈빛이 전혀 전에 알던 경아줌마가 아니어서 아근은 무서워 벌벌 떨었다.
기차역 출구에서 50여세의 뚱뚱보 아줌마가 아근 등 20여명을 맞이했고 어느 공공주택 방으로 데리고 가 때가 되면 함께 천안문광장에 가서 집회하고 /‘호법/’ 현수막을 펼치자 했다. 상급의 지시므로 그전에는 함부로 문을 나서서는 안되며 더더욱 밖에 나가 돌아다녀서는 안된다 했다. 매일 방에 박혀 끼니마다 나면으로 요기했다.
6월 25일 이른 아침, 북경의 뚱뚱보 아줌마가 아근 등을 불러내 승합차 두대로 그들을 천안문광장에 내려다주고 또 다른 사람들을 실으러 갔다. 사람들이 점점 더 많아졌고 좀 지나 50여세 되는 남자 한명이 나타났다. 다들 그를 /‘대법/’의 고층에서 파견돼 온 사람이라 했다. 그는 다를 제자리에 앉으라 하고 정부의 /‘답변/’을 받아내야 된다 했다. 뭐라는지 몰라 경아줌마한테 물었더니 “너는 하라는대로 하면 되는거야, 너무 많은거 묻지 마!” 라는 대답뿐이었다.
점심때가 되자 사람들이 점점 더 많아졌다. 아근은 자리에 앉아 사방을 두리번 살폈다. 주변에서 사람들이 분주히 오갔는데 도대체 뭘 하려는지 잘 몰랐다. 후에 경찰이 차에서 스피커를 통해 다들 천안문광장을 어서 떠나라 소리쳤다. 아근의 옆에 앉았던 사람이 자리를 뜨려하자 그 /‘대법/’고층에서 파견해왔다는 사람이 다들 움직이지 말라, 정부에서 /‘답변/’을 주지 않으면 내일 날이 밝을 때까지 앉아있어야 되고 목적을 달성하지 않고서는 포기하지 못한다 말했다. 아근은 무서워 꼼짤달싹 못했다.
잠시후 순라하던 경찰이 아직 어린 아근을 발견하고 다가와 그와 말을 건네려하자 옆에 있던 경아줌마가 성큼 다가서며 “멍청아, 어서 법륜대법이 좋다를 외쳐”라 하고는 “다들 여기 봐요, 경찰이 우리 소제자를 괴롭힌다니까! 우리가 정부의 답변을 기다리는데 안될게 뭐야?” 어성을 높혔다.
갑자기 혼란상태가 벌어졌다. 밀치락 달치락 놀란 아근은 사람살려요를 외쳤다. 혼자 도망치기에 바쁜 경아줌마는 아근을 챙기지도 않았다. 그래도 방금전의 그 경찰이 아근의 손을 잡고 사람들 속을 비집고 밖으로 헤쳐나왔다. 같이 간 조할아버지도 그 뒤를 바싹 따랐다. 그제야 천안문광장을 떠날 수 있었다.
황급한 나머지 아근은 발목까지 다쳐 걸음걸이도 힘었지만 북경구경 꿈이 철저히 깨진게 제일 가슴이 아팠다.
상해로 돌아온후 아근은 모든 경과를 낱낱히 엄마 아빠한테 이야기했다. 일충부부는 무척 화가 동했다. 당초 애를 데리고 북경에 유람간다 해놓고 결국은 딴판으로 지력장애 소년을 이용하여 구호를 외치고 /‘호법/’을 하려고, 인간성이라곤 꼬물만치도 없이 어떻게 그럴수가 있어!
지금 아근은 공장에 출근하고 있고 평범하게 살고 있다. 필자가 지난일을 꺼내자 아근은 컵을 든 두손을 떨었다.